무형유산보존 및 진흥에 관한 법률(약칭 무형유산법)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의 시책과 지역적 특색을 고려하여 무형유산의 보전 및 진흥을 위한 시책을 수립하고 추진하여야한다」. 이러한 근거를 토대로 원주시(원주문화재단)는 강원도 무형유산 제15-2호 원주매지농악을 보전, 전승하고, 지역의 문화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역브랜드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시행해 왔다.

 원주매지농악보존회는 지역브랜드 활성화 사업을 수행하면서, 전통예술로 재해석한 셰익스피어 명작 '한여름밤의 꿈'을 비롯하여 전통타악 퍼포먼스 '공기결', 타악 판타지 '통' 등의 작품을 제작하여 인제, 횡성, 김제, 안양, 영월, 서울(정동극장), 대전연정국악원 등에서 관객의 호응과 찬사를 받았으며, 미국 시애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일본, 대만 등의 국제문화예술 교류공연 등 세계 무대에서도 원주의 무형유산에 대한 큰 관심과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또한 지역의 축제나 행사, 시·군·구 지역 문화교류 등을 통해 전국에 '원주매지농악'의 우수성을 알리고 원주의 자랑스런 '전통문화예술브랜드'로서 그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왔다. 

 이러한 활동과 더불어 원주매지농악은 문화재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가문화유산활용사업 400여 개 사업 중 10대 대표브랜드사업에 선정되는 괄목할만한 성과도 이루어냈다. 타 지역의 무형유산 전승인력 감소와 무형유산이 소멸해가는 현상 속에서 원주시의 정책 지원과 원주매지농악의 전승활동에 대한 의지는 지역의 무형유산 보전, 전승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도 모범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한 지역의 무형유산은 도시의 이미지와 지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며, 문화적 자산이자 지역의 자존심이라는 것은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우리 지역의 독특한 문화유산을 지키고 활용하며 발전시키는 노력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너무나 중요한 내용임은 변함없다.

 그런데, 얼마 전 기사를 통해 원주시(원주문화재단)가 더 많은 분야의 문화예술 발전지원을 위하여 지역브랜드 활성화사업 지원정책을 변경한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이런 정책 전환을 통해 지역의 새로운 문화예술의 브랜드가 발굴육성 될 수 있다면 지역의 문화예술인으로서 대단히 환영할 일이다.

 다만, 정책의 방향이 전환되었다고 하여, 이전에 원주시에서 추진하였던 지역브랜드활성화 사업이 자생력이 없는 한 단체에 부당하게 지원되었다는 뉘앙스로 변경된 공모사업공고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다.

 변경된 사업방식을 통하여 지역의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하면 될 일이다. 공모사업을 통해 더 많은 우수한 문화예술단체들이 공모에 참여하여 좋은 결과를 내면 원주시 지역문화 발전에 선한 영향을 줄 것도 기대한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이 시행된다고 해서 이전의 사업목적과 정책방향에 맞추어 성실히 사업을 수행했던 지역 무형유산 단체의 그간의 노력을 너무 쉽게 평가절하하는 태도는 오랜 시간 무형유산단체에 몸담고, 묵묵히 좁은 길을 걸어가는 예술인들에 대한 모독이자 너무나 가혹한 발언이 될 수도 있음을 분명히 되짚어 보았으면 한다.
'들어줄 사람이 없다면 벽에라도 소리쳐라'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