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석탄공사 원주 본사

지난해 2월 대한석탄공사와 노동조합은 2023년 전남 화순광업소, 2024년 태백 장성광업소, 2025년 삼척 도계광업소를 폐광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는 화순광업소가, 지난달 말엔 장성광업소가 문을 닫았다. 내년에 도계광업소까지 폐광하면 대한석탄공사는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석탄은 한때 검은 다이아몬드로 불렸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역이었다. 그런데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석탄보다는 석유와 가스 사용이 확대됐다.

이 때문인지 1998년 2천293만 톤에 달하던 국내 연탄 수요는 2020년 51만 톤으로 쪼그라들었다. 정부도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조처를 단행하면서 50여 개에 달했던 국내 탄광들은 대다수 폐업했다. 대한석탄공사 또한, 2014년 원주로 본사를 이전했을 때, 공사가 운영하는 광업소는 단 세 곳에 불과했다.

연탄 사용이 줄면서 석탄 생산은 채산성이 맞지 않는 대표적 사업이 돼 버렸다. 단적인 예로 지난 2015년 기준 연탄 한 개당 생산비는 656원이었는데 판매가는 373.5원에 불과했다. 대한석탄공사에는 이러한 상황이 경영 부담으로 다가왔다.

공공기관 정보 사이트 ‘알리오’에 따르면 대한석탄공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2천48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서 생기는 누적 결손금은 1조7천276억 원에 달했다. 이런 와중에 내년에 도계광업소까지 문을 닫으니 대한석탄공사의 앞날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 ‘국내 탄광 조기 폐광 방침에 따른 석탄공사 운영 방향 설정’을 위한 연구 용역에 들어갔다. 대한석탄공사를 다른 기관과 통폐합할지, 청산할지 판단하기 위해서였다. 만일 통폐합을 결정하면 한국광해광업공단이 그 대상으로 점쳐진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합쳐진 조직이다.

통폐합 이전 광물자원공사의 부채(2조3천억 원)를 지금까지 해소하지 못한 상태여서 대한석탄공사와의 통합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기업 청산을 결정하면 본사를 포함한 도계광업소 460명의 임직원의 생계가 사라진다. 산자부 용역은 연내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에 따라 석탄공사의 운명도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