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종합사회복지관, 독거노인 위한 텃밭농장 호응…우울증 개선 효과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한 텃밭농장이 참가자들의 우울증 개선까지 도움을 주며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6일 호저면 '생기를 담아 협업농장'에는 60~70대 어르신들의 감자, 옥수수 수확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들은 명륜종합사회복지관(이하 명륜복지관)이 운영하는 '텃밭농장' 프로그램 참가자들로 지난 4월부터 감자, 옥수수, 토마토 등 작물을 심어 최근 수확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

▲ 명륜종합사회복지관 '온화한 치유농장' 텃밭프로그램 참가자들. 농작물로 요리하고 함께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명륜복지관의 '텃밭농장'은 지난 2022년 ㈜원주생명농업과 협력해 간이 사업으로 한 차례 진행된 바 있다. 당시 참가자들은 농장 참여 전과 후 우울감 척도가 7점에서 5점으로 개선되는 등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 하지만 사업이 종료되며 텃밭농장은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다 올 초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프로그램 공모전에 명륜복지관이 선정되며 어르신들을 위한 텃밭농장이 다시 문을 열게 됐다. 

올해 4월부터 다시 시작된 텃밭농장에는 어르신 20명이 참여하고 있다. 어르신 10명씩 팀을 꾸려 호저면 '생기를 담아 협업농장'과 명륜1동 향교 인근 텃밭에서 농사를 진행 중이다. 명륜1동 텃밭은 주민이 어르신들의 프로그램을 위해 무상 제공했다. 

지난달까지 어르신들은 명륜동과 호저면 텃밭에서 감자와 호박, 완두콩, 당근, 파 등을 한창 수확했다. 직접 씨와 모종을 심고 농사지어 함께 거둬들이는 수확의 재미를 어르신 모두가 즐기고 있다. 이달에는 새파랗게 잘 익은 고추와 가지 수확을 앞두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배금옥(79) 어르신은 "직접 모종을 심어 수확까지 하니 너무 보람되고 신기하다"며 "텃밭농장을 다시 하게 돼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텃밭 가는 날에는 병원 예약도 안 잡고 이날만 기다린다"며 "농장에 다녀오면 일주일이 다 행복하다"고 만족해했다. 

텃밭농장에서는 함께 나눠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최근 어르신들은 텃밭에 둘러앉아 수확한 감자와 호박으로 수제비, 부침개를 만들어 나눴다. 농사짓는 재미, 수확한 작물로 함께 요리하고 나눠 먹는 재미가 가득한 요즘이다. 

▲ 텃밭프로그램 참가 어르신들이 수확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

"혼자 있으면 잘 안 먹게 된다"는 함영희(80) 어르신은 "여럿이 같이 식사를 하니 음식 맛도 훨씬 좋고 삶에 활력도 생기는 기분"이라며 "텃밭농장을 오래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텃밭농장에 참여 중인 이들 어르신은 명륜복지관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이다. 참여자 대부분이 가정사, 건강, 경제 여건 등의 문제로 우울감이 높고 이웃과의 교류 등 사회관계망이 취약하다. 

명륜복지관 관계자는 "프로그램 초반에는 참여 어르신 대다수가 의욕이 저하돼있거나 이웃과 소통조차 없으셨는데, 몸을 움직여 농사를 짓고, 수확한 음식으로 함께 요리를 해 먹고 일상을 나누면서 한결 밝아지셨다"며 "독거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피부에 와닿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도록 복지관도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명륜복지관이 진행하는 텃밭프로그램 '온화한 치유농장'은 '함께해 온(溫)', '요리해 온(溫)', '나누어 온(溫)', '모여라 온(溫)'으로 구분해 지난 4월 2일부터 오는 10월 29일까지 진행된다. 
'함께해 온(溫)'은 참가자들이 텃밭에서 농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과정이다. '요리해 온(溫)'에서는 수확한 작물을 통해 요리 활동을 진행한다. '나누어 온(溫)'은 텃밭 수확물이나 직접 만든 요리를 평소 친해지고 싶었던 이웃에게 나누는 활동이다. '모여라 온(溫)'은 자조 모임으로, 정기적으로 모여 일상을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