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에서 '지역-대학 동반 성장 포럼'이라는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글로컬(Global+Local) 동반성장 모델 창출을 위해 지자체, 산업체, 관련 기관이 모였다. 

 이번 포럼의 세부 주제는 '해외 우수인재 유치 및 지역정주 개선 방안'이었다. 실상 대한민국의 초고령화가 의미하는 것은 '노인'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사회 전반의 변화를 수반한다. 그 중에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 문을 닫는다는 속설의 현실화를 포함한다. 지역에 자리한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로 인해 신입생 모집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먼저, 강원연구원의 김석중 선임연구원을 통해 '미래산업 글로벌도시를 위한 지역발전 모델'을 살펴봤다. 강원도는 수도권과 교통이 좋아지고 있는 점이나 푸드테크나 웰니스 관광을 위한 환경이 좋다는 점은 강점이었으나, 인재가 부족하고 종합병원 같은 인프라를 전부 개별로 갖추기는 어려웠다. 

 연세대학교 한상일 기획처장은 '글로컬 임파워먼트'를 제시했다. 해외에서 우수 인재를 유치해오고, 우리 지역 인재도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순환형 교류처럼 '동행하여 함께 성장한다'는 방안이었다. 이 외에도 지역 특화형 비자, 교육 발전 특구 등 지역사회 발전에 필요한 내용들이 가득했다. 

 필자도 마지막 패널로 참여했다. 정주여건을 위해 실제 경험한 이야기를 전했다. 원주가 고향이지만, 오랜동안 해외 유수의 국가에서 공부하고 일했다. 해외 우수 인재가 살고 싶은 동네는 단순히 좋은 직장만 있는 곳이 아니다. 종교로 인한 제한 음식, 피부색, 취향과 같은 것이 유별난 것이 아니라 다양성(Diversity)으로 존중받는 공간이어야 한다. 

 또,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지역과도 연결해주고, 같이 연구도 하고, 대화도 하고, 놀 수도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아쉽게도 우리 원주에는 이런 점이 부족하다. 부모님 덕분에 정주 인구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마냥 긍정적일 수 없는 이유다. 

 관련하여 원주에 위치한 대학들이 미국과 일본에서 자리잡은 '대학 연계형 은퇴자 마을(UBRC: 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y)'을 대안으로 고려해볼 만 하다. UBRC는 평생 교육 프로그램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캠퍼스 부지내에 시니어 전용 주택을 설치하거나 근교 시니어타운 입주자들에게 학교 식당을 이용할 수 있게 발전했다. 

 은퇴자들은 평생교육 수업에 참여하는 것 외에도 자리가 있을 때면 관심 있는 일반 수업을 청강할 수도 있다. 또한 캠퍼스 내의 음악 공연, 연극 제작 활동, 체육 행사도 참여한다. 은퇴 전의 전문 분야가 연결되는 경우 연구 프로젝트에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학 역시 등록금과 수업료 등 직접적인 수익을 통해 학교 재정에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종종 은퇴자들이 기존 경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무료로 강의나 멘토링을 제공해 세대간 교류를 할 수 있는 것도 이점이다. 지자체도 간접적으로 노인복지와 의료비 감소 효과 및 액티브 시니어 신규 유입을 통해 직접적인 고용, 세수 증가와 지역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지역별로 대학마다 새롭게 닥쳐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선진국들은 외국 전문인력 유치 전쟁 중이고, 타지역에서 K-UBRC를 선도하겠다는 선전포고도 여럿 볼 수 있다. 

 이왕이면 원주가 지역 대학 변화의 거점이자 성공사례가 될 수 있기를 우리 모두 응원하고 지원하기를 기대해본다.